우리는 질병을 너무 두려워하는 건 아닐까요?

혹시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나는 혹시 암은 아닐까?’, ‘혈압이 너무 높은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여본 경험 말이죠.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치 제 몸에 무슨 병이라도 생길까 늘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주변에서 암이나 고혈압, 당뇨 같은 무서운 질병 진단을 받은 이야기를 들을 때면, 괜히 제 몸도 더 쑤시는 듯하고 ‘나도 예외는 아닐 거야’ 하는 생각에 마음이 조마조마했죠.

그런데 최근, 뇌졸중 분야의 권위 있는 신경과 이승훈 교수님의 책을 읽고 나서 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진료실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며 겪으셨던 고뇌와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두렵다’고만 생각하는 질병들에 대해 좀 더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통찰을 주었습니다. 특히 전문적인 의학 정보를 딱딱하지 않게, 마치 친구와 이야기하듯 풀어내 주신 덕분에 어려운 내용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질병, 정말 ‘갑자기’ 찾아오는 불청객일까요?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질병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불행한 사고’나 ‘외부에서 갑자기 침입한 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병도 함께 존재한다고 보기도 하죠. 어쩌면 DNA 속에 ‘생로병사’라는 커다란 흐름이 이미 새겨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생로병사 고도비만
우리 몸속에는 언제나 ‘암세포’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이 암세포들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우리 몸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거죠. 여기서 핵심은, 이 세포들이 ‘조직화되어 크게 자라나지 못하도록’ 우리 몸의 건강한 리듬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마치 정원사가 잡초가 자라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듯 말이에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흔히 두려워하는 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들은 특별히 나쁜 일이 생겨서가 아니라,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방심해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질병의 발생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우리 몸의 신호를 잘 살피는 노력이 동반될 때, 우리는 질병을 자연스럽게 예방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진짜’와 ‘가짜’ 정보, 건강한 소비자가 되는 법

우리가 사는 시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갑니다. 건강과 관련해서도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중에는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가 뒤섞여 있어,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맹신이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바로 그런 예일 겁니다.

이승훈 교수님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던집니다. 특히 무분별한 건강검진이나, 과잉 진료에 대한 경계심을 강조하죠. 예를 들어, 건강한 사람에게는 불필요한 CT 촬영이나, 일부 암에 대한 과잉 진단 및 치료 사례들은 오히려 우리 몸에 불필요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MRI 검사 등을 통해 좀 더 정밀한 진단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필요한 검사’와 ‘상업적인 목적의 검사’를 구분하는 지혜입니다.

우리는 ‘의료 소비자’로서 자신의 몸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고, 주체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능동적인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발암물질이라고 해서 단순히 피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곳곳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이해하고,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질병을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여기기보다는, 우리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삶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를 넘어,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존중하고, 끊임없이 배우며 자신을 돌보는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